이종택 (미국사립 / 2010~2011)

졸업식을 마치고 미국에서의 시간을 돌아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여행을 다니고 타지 생활을 하면서 매번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생각, 기대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학교에서의 첫 해, 나는 별로 환영 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이미 우리학교에는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있었고, 나는 수많은 외국인 학생 중 한 명일 뿐이었다. 학교 시스템과 의사소통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에게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두 번째 해는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호스트 가족들 간의 크고 작은 마찰은 정말 나를 불편하게 했다. 학교에서는 빠듯한 수업을 따라가기 바빴고, 호스트 집에서는 불편한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보내야 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주위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특히 영어선생님께서는 나에게 개인시간을 들여가며 수업내용을 설명해 주셨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그렇게 조금씩 수업을 따라가게 되었고 처음으로 영어 과제에서 A를 받았다. 나도 기뻤지만 선생님께서 더 기뻐하셨다. 그렇게 학기가 마무리 되고 나는 처음으로 11학년 2학기 honors student상을 받았다.

마지막 1년은 더욱 특별한 해였다. 그 동안 쌓은 실력으로 다른 유학생들에게 자원봉사로 과외를 해주기도 했고,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도 보조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졸업 기념파티에서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축하해주러 오기도 했다.

되돌아보니 그렇게 빨리 가기만 바라던 시간이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남는다. 학업 때문에 힘든 시간도 보냈지만 덕분에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힘들고 억울한 일을 겪으면서 참고 이겨내는 방법도 배웠고, 삶을 즐기는 방법도 배웠다. 유학생활이 나에게 가져다 준 소중한 추억과 삶의 지혜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김성연(독일 / 2010~2011)

우리 호스트엄마는 요리가 취미이고 아빠도 요리 자체를 즐기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주말이면 누군가를 초대하고 음식 대접 하는 걸 즐거움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는 먹을 복 터졌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 호스트아빠는 중국학을 하셔서 그런지 아시아문화에 특별한 애정(?)이 있으시 답니다. 직접 작성한 요리레시피에 김밥, 불고기, 비빔밥 등 한국음식도 많구요. 동양화, 그리고 한글도 쓰고 읽을 줄 아세요. 오늘 저녁 먹다가 갑자기 어디서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요런 가사가 들리길래 제 귀를 의심했어요. 알고보니 어제 <한국전통음악모음집>을 구입하셨다네요. 아마 저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한국음악을 사신거겠죠?

암튼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번은 아빠가 "이번 주 주말에 손님이 오시는데 비빔밥을 대접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할 줄 안다고, 나도 기꺼이 대접하고 싶다고 큰소리를 쳤어요. 스카이프를 통해 울엄마의 맛난 비빔밥만들기 1:1강습을 수강하고 비빔밥을 만들었어요! 매워서 잘 못 먹으면 어쩌나 정말 많이 걱정했었는데 모두들 먹어보고 "맵지만 정말 맛있다!"라고 해주셨어요.

아무튼 요즘은 어려운거 모르고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힘든 날이 찾아 올 거란것도 알고 있어요. 중요한건, 이제 힘든 날 다음에는 또 다시 행복한 날이 찾아 올거란걸 알고 있기 때문에 좌절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그것을 나에게 찾아온 성장통이라 여기며 잘 해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