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성신문] 국제방문자프로그램 미국 방문기 - 참여와 연대 기반 여성 리더십을 경험하다

2014-10-13 · 관리자

 

나는 9월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미국 국무부에서 주최하는 국제방문자프로그램으로 미국을 3주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는 ‘젊은 여성들을 위한 교육과 활동’을 주제로 일본, 싱가포르, 미얀마, 방글라데시, 폴란드, 마셜제도, 수리남, 바하마, 나미비아 등 전 세계 19개국에서 모인 여성리더들이 함께 워싱턴DC, 뉴욕, 덴버를 포함한 5개 주를 방문했다.

뉴욕 내 최초의 여성 리더십 함양에 미션을 둔 최초의 여자학교(Young Women's Leadership School of Brooklyn)에서는 여학생들의 리더십 함양을 위해 얼마나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알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과 함께 리더십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동으로 도출해낸 리더십에 대한 정의를 학교 구석구석에 종이에 직접 써서 붙여 놓은 모습은, 형식에 치우치기보다, 학교의 방향과 미래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위스콘신주의 밀워키에서는 위기에 처한 여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리, 지역의 소외 대상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비정부기구(NGO)와 미국 가정을 방문했으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네 번째 콜로라도주의 덴버에서는 여성 정치인들의 정치참여 과정 및 여성리더십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여성 관련 이슈에 대한 로비단체의 활동을 통해 어떻게 여성과 관련한 이슈가 법안으로 상정이 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여성문제와 관련한 법 상정안들에 대해 덴버 국회의원들의 찬성과 반대 그리고 기권 또는 불참 여부에 대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브로셔는 얼마나 전문적으로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제정을 NGO에서 고민하고 접근하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여성권리 옹호활동을 전개하기 전에 참고할 수 있는 체크 리스트의 제작이나 로비에 대한 노하우를 정리해 놓은 문서들은 그들이 얼만큼 진지하게 여성의 권위 옹호를 위해 애쓰고 있는지 느끼기에 충분했다. 또한 미국에서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상위권에 있다고 하는 도시에서 활동하는 여성 정치인들에게서 느껴지던 힘과 열정은 다른 어느 곳에서 만난 이들보다 강렬했다.

마지막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에서는 툴레인(Tulane) 대학교 가정폭력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이자 법학과 교수 타니아 테틀로(Tania Tetlow)씨와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상담과 치유 사례를 접할 수 있었으며, 2005년 허리케인이 도시를 강타한 후 주민의 75%가 떠난 마을을 지역주민들과 외부의 봉사자들과 함께 공동의 텃밭을 가꾸고, 뉴올리언스 전통문화를 보존하면서도 쾌적한 마을로 회복시키기 위해 설립한 NGO ‘Backyard Gardeners network’의 활동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각 주를 방문하는 틈틈이, 전문 멘토, 리더십 코치들과의 여러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에 대한 조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액션플랜의 수립,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계획 수립 등이 이루어지는 알찬 시간들이 이어졌다.

여성리더십은 무엇인가?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국제 여성이슈를 위한 미국 대사이자 유엔 여성이슈의 미국 대사이기도 한 조지타운(Georgetown) 대학의 여성·평화와 안보연구소의 디렉터 대사(Ambassador)인 멜란 버비어(Melanne Verveer)씨를 워싱턴DC에서 만났을 때 던진 질문이었다. 그의 대답은 간결하지만 힘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와 갈등의 상황을 보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한숨만 쉰다. 하지만 리더십은 문제에 당면했을 때 사람들을 모으고 어떻게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지 해결책을 놓고 고민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거기에, 함께 일하고, 나의 문제보다 남의 문제, 사회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연대하기에 힘쓰기를 좋아하는 여성의 리더십은 더 빛을 발하며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리더십, 시민단체 참여활동에서부터 시작해야

캐피털커뮤니케이션그룹(Capital Communications Group, Inc)의 대표이자 공공 외교분야에서 미국의 정부, 정치, 문화, 사회의 전반적인 이슈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온 아크람 엘리아스(Akram Elias)씨는 정치는 시민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이뤄질 때 비로소 성공적인 민주정치로 자리잡을 수 있으며,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참여로부터 시민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이 모두의 이슈가 되고, 젊은 여성의 리더십 또한 이러한 활동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힘 있게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여성들의 사회참여나 역량 개발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내면적 성장보다 외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세태가 강화되고 있는데, 그럴수록 여성의 시민단체 참여활동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여성의 리더십이 널리 자리잡는 것이 여성 그 자신과 사회에 모두 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대만이 힘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NGO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선을 이루어간다는 것이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위치한 저니하우스(Journey House)는 밀워키 지역의 이민자나 개인의 사정으로 정규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이등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마련된 대안학교다. 영어 학습부터 컴퓨터, 검정고시 준비 반, 각종 예체능 동아리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의 대안교육기관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저니하우스는 공립학교와 실내체육관을 같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와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평생학습을 함께 지원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의 국제 이해와 국제참여 활동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나조차도, 일반 공립학교와 함께 협력하여 청소년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일반 공립학교의 시설을 NGO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줄 수 있다는 이들의 접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단 저니하우스뿐만이 아니라 만나는 대부분의 NGO가 그들이 추구하는 미션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정부기관, 다른 시민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꼭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됐다.

이번 여정을 통해 만났던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들의 개발과 성장을 위해 여러 모습으로 헌신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19개국에서 온 여성 리더들과 미국 사회의 곳곳에서 열심을 다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여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내가 가고 있는 길과 그 길에서의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경주에 다시 서게 됐음을 느꼈다.

박지현  사단법인 더나은세상 국제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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