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나를 마주하는 용기
• 이름 : 최은유
• 국가(코드) : 아이슬란드(WF15) / 활동기간 : 2019-07-22 ~ 2019-08-05
• 주제 : 환경/보수     • 타이틀 :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 개최지역 : Hveragerði
참가동기, 참가 전 준비,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

열 다섯 무렵 우연히 오로라 사진을 보게 된 순간부터 아이슬란드 여행을 버킷 리스트 1순위로 삼았습니다. 익히 들은 살인적인 북유럽 물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단순 자유여행 보다는 워크캠프 활동과 연계해 그 나라를 돌아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겨울에 오로라를 보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저 스스로 워크캠프에 참가할 만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그간 망설이고 있었어요. 미지의 땅에 홀로 남겨지는 두려움,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엄청 컸거든요. 하지만 그러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취업을 앞둔 막학기 4학년이 되었죠.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부족함을 메운다는 핑계로 참가를 미뤘지만 돌아보니 저는 그냥 두려움에 눈이 멀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지금 당장 용기를 내지 않으면, 평생 이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할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애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제가 가진 완벽에 대한 강박을 깨부수고자, 마지막 여름 방학에 비로소 아이슬란드의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참가가 확정되고 나서부터는 출국 전까지 틈틈이 영어 회화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때 써먹을 수 있는 일상 영어를 유튜브에서 많이 찾아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슬란드까지 가는 직항 항공편이 아직 없고, 멀리 가는 김에 다른 유럽 국가도 더 여행하고 싶어서 워크캠프 앞뒤로 여행 계획을 세웠어요.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아이슬란드 가는 항공편이 저렴한 편인데, 저는 더블린에서 레이캬비크 가는 항공권을 13만원 정도에 예매했어요.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날씨가 전혀 가늠이 안되어 아이슬란드 여행 카페에서 필요한 준비물을 열심히 찾아봤어요.

워크캠프를 준비하면서 기대했던 점은 아무래도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문화와 감정을 공유하며 제 세계를 확장시키고 싶었어요.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한 대한 호기심이 정말 많은데, 도장깨기 하듯 짧게 다니는 여행에서는 진짜 친구를 사귈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낯을 조금 가리는 편이지만 2주나 함께 하는데 어떤 결실이라도 맺겠지 싶어서 큰 기대를 했었네요!

현지 활동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 함께한 사람들(참가자, 지역주민)

제가 참가했던 프로그램은 아이슬란드 남부 흐베라게르디라는 지역의 한 메디컬 센터에서 진행됐어요! 주된 활동은 잔디를 보기 좋게 다듬고, 그린 하우스에서 잡초를 뽑거나 토마토, 당근 등 채소를 재배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채소들은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는 채식 식사에 사용된다고 들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일과는 이렇습니다. 아침 9시에 담당자에게 그날 할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10시 30분까지 일을 합니다. 그리고 30분 간 숙소에서 짧은 티타임을 가진 뒤 11시부터 12시까지 또 1시간 남은 일을 했어요.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 시간이었는데 첫 주는 봉사자들끼리 당번을 정해가며 식사를 준비했고, 마지막 주부터는 저희도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1시부터 3시까지 다시 열심히 일을 하면 그날 일과는 끝입니다. 3시부터는 쭉 자유시간인데 센터 내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뒷산 산책을 하기도 했고, 그냥 방에서 쉬기도 했고, 그날 저녁 당번이면 마트에서 장을 봐와서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어요. 6시~7시 사이 다같이 저녁을 먹은 이후로는 캠프 리더의 재량에 따라 게임을 하거나, 컬쳐 데이를 진행했습니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들은대로 자유시간이 많아서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어요.

그리고 주말은 완전히 쉬는 날! 캠프와 연계된 투어를 신청해 떠나거나 레이캬비크에 다녀오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저는 남부 지역 투어를 신청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아이슬란드 여행에는 대중교통보다 렌트 혹은 투어가 적합한데, 비용이 다소 부담되긴 했지만 투어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캠프 첫 날에는 일을 하지 않고 골든 서클 투어를 진행했어요. 이건 캠프 참가비에 포함되어 있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은 생애 첫 히치하이킹을 통해 폭포를 보러 간 날! 처음에는 아이슬란드는 히치하이킹이 보편적인 문화인 것 같더라고요. 혼자라면 망설였을 일인데, 친구들이 함께했기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가 후 변화, 배우고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첫날에 아시안은 제가 유일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고, 부족한 영어실력에 절망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캠프는 이미 시작되었고 모든 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이든 사람이든 그저 최선을 다하는 일이었습니다. 문법과 발음이 엉망이어도 저만의 언어를 만들어 차근차근 다가갔고, 그런 저를 환영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괜한 기우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만 무너뜨리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완벽에 대한 강박을 완전히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게 이번 캠프를 참가한 목적이자 결과인 것 같아요. 혹시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고 말하던 과거의 저처럼 망설이며 타이밍만을 재고 있나요? 그렇다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당장 'Go for it' 하세요. 과연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린 모두 미완의 존재이니까,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요!

프로그램 세부정보

총 참가자들의 국가 수는? (본인 포함) 1
총 참가자 수는? 8
항공료 : 130000 원 / 해외출발
교통비(항공료 제외) : 40000 원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140000 원
미팅포인트 : 그외 지역 (레이캬비크 시청)
숙박형태 : 자원봉사자전용숙소
화장실 : 건물 내
인터넷 사용 환경 : 건물 내 가능
취사여부 : 직접 취사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5~6
공용언어(영어)가 잘 사용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 그렇다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더 포함되었으면 하 :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워크캠프를 추천할 의향을 점수로 표기한다면 몇 점입니까? (0~10점) : 9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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