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의 중앙은 유럽이 아니야
• 이름 : 홍진영
• 국가(코드) : 포르투갈(PT-PO-30-17) / 활동기간 : 2017-09-19 ~ 2017-09-30
• 주제 : 농업/문화     • 타이틀 : ANOTHER WORLD IS POSSIBLE
• 개최지역 : 포르투갈 아마란떼
참가동기, 참가 전 준비,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것은, 전역 후에 자유를 만끽하고자 떠나온 3개월 간의 첫 유럽여행 중 절반이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이왕 해외에 나온 김에 진정 경험해보고 싶었던 것은 외국인친구를 사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독일에서 군대 동기를 만났고, 본인이 올해 7월에 프랑스에서 했던 워크캠프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똑똑한 친구는 캠프에서 사귄 친구들을 만나러 유럽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2주동안 한 곳에 생활하면서 외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평소 공동체 생활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문화차이나 영어실력에 관계없이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이번 봉사활동은 와인만드는 포도를 수확하고, 포르토도 관광할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미 여행도중이라 여행경로를 수정하고 자료는 이메일로 받아보며 취지와 중점을 공부했습니다.

현지 활동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 함께한 사람들(참가자, 지역주민)

9월 19일 오전 9시가 미팅포인트였습니다. 미팅포인트에 늦으면 안되니, 당연히 그 전날에는 도착을 해야겠다싶어 18일 오후에 주소에 적힌 호스텔을 찾아갔습니다. 매력적인 스페인 여자가 친절히, 그러나 매우 당황하며 물어옵니다. '혹시 워크캠프 봉사자?' 나중에 물어보니 그 여자는 함께 일할 캠프리더인데, 9시까지 모일 필요없이 19일 하루가 입소하는 날이라 했습니다. 제 룸메이트들이 도착한 것은 19일 오후 4시경이었으니, 저는 만 하루동안을 혼자 경치구경을 한 셈입니다.
이 곳은 매년 한국인이 두 명 정도는 참가해왔왔고, 한식요리를 해준 사람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저와 함께한 사람들은 저 혼자 동양인에, 대부분이 '북한이니? 남한? 오 다행이야.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며 북한이야기를 더 자주 했습니다. '삼성'을 못 알아듣고 '쌈쑹'이라 해야 밝은 표정으로 이해하는 등 자잘한 모습들이 생생합니다. 그들 마음속에 한국이 궁금해지고 멋진 곳으로 남겨지길 바랐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했습니다.
1. 관계자들과 친해지기
우리 봉사자들과 달리 직업으로 와있는 그들을 위해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것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우선 호스텔에 각국 언어로 간단한 대화를 번역해놓은 칸이 있어 한국어를 추가시켰습니다. 뒤에서 지켜보며 발음을 열심히 따라 읽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또한 해당 단체에서는 SNS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활동한 모습들을 촬영해 페이지 운영자에게 보내주니까 그 분 눈에서 하트가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봉사자 중 절반이 2주동안 채식주의식단을 먹게 한 장본인입니다. 이 곳은 기본적으로 채식을 지향하는 단체이지만 그렇지 않은 봉사자들을 위해 육류가 들어간 식단도 같이 준비를 해줍니다. 처음에는 모두들 고기를 먹고 싶어했고 저 또한 평소 채식주의를 할 생각은 물론 이해도 안됐습니다. 그러나 저는 손을 들고 좋은 기회이니 이곳에 있는 동안은 채식주의자가 되어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며 한 두명씩 손을 들어 결국에는 절반이 채식주의 식단을 먹게 되었습니다.
2. 봉사자들과 친해지기
그들에게 저는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강가나 계곡에 놀러가서 다이빙 할만한 곳만 있으면 가장 먼저 뛰었습니다. 밤에 마시는 술은 맥주에서 꼬냑까지 언제나 제일 많이 마셨습니다. 춤추러가면 턱수염을 기른 멋쟁이 아르메니아 친구는 저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일이 고된 하루에는 머리부터 허리까지 부모님께 해드리던 마사지를 해주었는데, 20살부터 50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9개국에서 모인 친구들에게 저는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두었다가 아침인사, 저녁인사, 식사인사를 각각 그들의 언어로 건네주었습니다. 언어교환에 흥미가 일자 마지막날 밤에는 이탈리아 친구에게 배운 이탈리아 자장가를 안주삼아 불러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체코 친구에게 '사랑의 배터리' 후렴구를 가르쳐주는데 성공했습니다.

참가 후 변화, 배우고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렇게까지 재밌게 지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전혀 생각지 못한 점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친목 그 이상의 가치였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외국의 젤리공장 착취문제는 공정거래의 필요성, 시스템의 비인간성에 대해 그들과 함께 배웠던 시간을 일깨워줬습니다. 더불어 포도농장에서 대접받았던 성대하고 즐거운 점심만찬 속에 담겨있었던 일손부족문제는 한국 또한 당면해있는 문제입니다. 관심을 갖지 않으니 와닿을리 없던 이 문제들을 뜻하지 않게 만났으나. 이제는 그때의 땀과 먼지, 친구들이 떠올라서 그 주제들이 보다 가깝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다가옵니다. 물론 이를 알아도 실천하는 사람은 열에 한 명뿐이라고 하지만, 다수가 저와 같은 경험을 한다면 풀리지 않는 사회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 친구가 유럽지도도 아닌 세계지도 한 장을 건네줬습니다. 잘 간직한 덕분에 유럽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그 세계지도의 가운데에는 유럽이 아닌 대한민국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상상이상으로 놀라워했습니다. 그들이 같은 공장 착취뉴스를 보았다면 그때 보여준 지도가 떠올랐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프로그램 세부정보

총 참가자들의 국가 수는? (본인 포함) 9
총 참가자 수는? 15명 이상
항공료 : 1,200,000 원 / 국내출발
교통비(항공료 제외) : 100,000 원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200,000 원
미팅포인트 : 워크캠프 장소 / 찾아가는 방법 : 리스본이나 포르토에서 버스로 편하게 도착가능
숙박형태 : 기타 (호스텔(침낭필요없음))
화장실 : 건물 내
인터넷 사용 환경 : 건물 내 가능
취사여부 : 취사 안함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7~8
공용언어(영어)가 잘 사용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 그렇다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더 포함되었으면 하 : 당일에만 도착하면 미팅포인트 시간 상관없습니다. 마지막날도 일하는 것이 아니라 복귀하는 날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워크캠프를 추천할 의향을 점수로 표기한다면 몇 점입니까? (0~10점) : 10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숙소 근처에 포르토와인, 올리브오일을 저렴하고 양질에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캠프리더가 추천해줘서 많이들 가봤었는데 거기 파는 엽서도 이쁜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단체신청을 해서 강에서 카약을 탔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근처에 다이빙해도 안전하고, 강 건너에는 체육공원이 있어서 동네아저씨들과 같이 풋살도하고 테니스도 했습니다.
강가를 따라서 산책길도 쭉 나 있습니다. 일과 후에 조깅도 추천하고, 밤에 강가로 내려가 다리 밑에서 와인마셔도 좋습니다.

작업할 때 주의사항은 긴바지를 입으세요. 옷과 신발이 흙먼지,풀,나무잎사귀에 금세 더러워지는 것은 고사하고 살갗드러내면 잔상처가 많이 납니다. 포도나무덩쿨에 가시가 있기도하고 바닥에 풀도 찔립니다. 그래서 구멍이 송송나있는 러닝화는 좋지 않았습니다. 팔토시를 가져갔는데 유용하게 썼습니다.
또한 일교차가 매우 큽니다. 일하러 나갈때 가벼운 바람막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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