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코드) : 독일(VJF 3.1) / 활동기간 : 2023-04-03 ~ 2023-04-15
• 주제 : 보수/노력 • 타이틀 : Berlin Spring Camp
• 개최지역 : 베를린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더나은세상/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근무하며 여러 국내 워크캠프들을 접하게 되었고, 현장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도 워크캠프 참가해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계약 종료 전까지는 막연한 희망사항 정도였는데 퇴사일이 다가오자 앞으로 뭐 하지 라는 생각을 하던 중 해외 워크캠프들이 하나 둘 올라오는 것을 보고 이번에 가야겠다 싶어서 큰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퇴사 후 다시 새로운 직장을 가지게 되면 길게 여행도 못 갈텐데 하는 마음에 지금이 아니면 안되고 스물다섯살은 다시 오지 않는다 라는 마음으로 워크캠프 3개를 신청해버렸습니다! 역시 무엇이든 젊을 때 해야죠. 마침 가고 싶었던 도시 1순위 베를린에서 좀 이른 워크캠프가 열리기에 이건 무조건이다 하고 선택했습니다.
현지 활동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 함께한 사람들(참가자, 지역주민)베를린 외곽 캠프 지역까지 이동하는 것은 편리한 대중교통 덕분에 정말 수월했다. 지하철 매일 타는 한국 사람이라면 하루만에 베를린 적응 아주 가능. 캠프는 한적하고 큰 호숫가에 있는 캠핑장 같은 곳이었다. 정말 베를린 시내와는 달리 마음의 평화 그 잡채! 베를린같은 대도시 바로 옆에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에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캠프에는 나를 포함해 총 5개국--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한국--에서 온 5명의 참가자가 있는 소소한 캠프였는데 서로 나이도 비슷하고 작은 그룹이라서 더 가까이 지낸 듯해 오히려 좋았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참가자가 있었는데 구글 번역기가 열일해서 생각보다 많이 대화하고 재미있게 잘 지냈습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숙소는 캠핑장에 위치한 벙갈로에서 지냈는데 이불을 주지만 그래도 많이 추워서 가져간 침낭을 요긴하게 잘 썼다. 4월의 독일 정말 한국의 2월 같으니 겨울-봄 시즌에 독일 캠프 가시는 분들 따뜻한 옷 많이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비니와 목도리 꼭 필요해요. 캠프에서 했던 공동작업은 캠핑장에 겨우내 쌓인 낙엽 치우기와 벽 페인트 칠하기를 주로 했는데 평일 오전 9시~오후 1시까지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 끝나면 정말 힘들었다. 다들 일 끝나고 낮잠 필수. 2주동안 큰 트럭 2개를 가득 채울만큼 낙엽을 모았다. 그래도 이렇게 한 2주 하면 몸 좋아지겠다 하며 참가자들끼리 웃으며 일해서 재미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먹어서 몸이 좋아지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전혀 아쉽지 않은 게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요리를 해서 식사를 했는데 매일 너무 맛있었다. 특히 이탈리아 참가자가 이탈리아에서 들고온 파마산 치즈를 잔뜩 넣은 까르보나라를 해 줬는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눈물 줄줄 감동의 맛이었다. 지난 25년간 먹은 까르보나라는 뭐였을까 하며 열심히 먹었다. 나는 한국에서 들고 간 식재료들로 곤드레밥과 쌈밥을 준비했는데 채식주의자인 참가자도 함께 먹기 좋은 메뉴라서 반응이 좋았다. 약과를 올린 한국 카페 갬성 약과 아이스크림도 역시 인기 최고였다. 함께 요리하고 먹으면서 서로 많이 친해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캠프는 오전 봉사활동 이외에는 자유시간이 정말 많아서 혼자 베를린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참가자들끼리 활동을 계획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플리마켓에 가는 등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서 나에게는 최고의 조건이었다. 친구도 사귀고 틈틈이 베를린 개인 자유여행도 가능한 더 바랄 것이 없는 캠프였습니다. 베를린이 궁금한 자유로운 어른이들을 위한 캠프로 추천합니다.
참가 후 변화, 배우고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한 가지 확실한 점은 캠프가 진행되던 중에도, 조금 지난 시점인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 갔다” 라는 점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 많이 필요했던 일이었고 베를린 워크캠프에 참가한 것이 한국에서의 안정된 일상—회사에 다니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점점 피곤함에 타협하는—을 살며 조금씩 시들시들해지던 나에게 필요한 변화였던 것 같다. 내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본 친구가 내 사진에서 행복이 느껴진다는 말을 했다. 이 말에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이렇게 차고 넘치게 다른 이가 눈치챌 정도로 행복했나 생각해보니 꽤 오래 전이었던 것 같아 정신이 훅 들었다. 앞으로도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지.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새삼 다시 일깨워준 베를린 워크캠프 감사합니다.
• 총 참가자들의 국가 수는? (본인 포함) 5
• 총 참가자 수는? 5
• 항공료 : 1,300,000 원 / 국내출발
• 교통비(항공료 제외) : 50,000 원
•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250,000 원
• 미팅포인트 : 워크캠프 장소
• 숙박형태 : 자원봉사자전용숙소
• 화장실 : 건물 내
• 인터넷 사용 환경 : 건물 내 가능
• 취사여부 : 직접 취사
•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3~4
• 공용언어(영어)가 잘 사용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 그렇다
•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더 포함되었으면 하 : 일할 때 사용하는 장갑같은 것들은 현장에서 제공되니 따로 챙길 필요 없습니다.
•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워크캠프를 추천할 의향을 점수로 표기한다면 몇 점입니까? (0~10점) : 9
•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기예보 잘 보시고 야외에서 일하기 편한 등산화나 팀버랜드같은 신발 챙기시길 바랍니다. 4월에 독일 가시는 분들 겨울옷을 주로 챙기시길 바라요 엄청 춥다가 낮에 반짝 덥다가 하는데 추운게 대부분이에요 호숫가라서 추울때 진짜 춥습니다. 그리고 밤에 트램 정류장에서 캠프까지 걸어가는 숲에 가로등 전혀 없으니 손전등 꼭 챙기시길 바라요. 저는 작은 LED 조명 사갔는데 진짜 잘 썼어요. 그리고 현금이 훨씬 편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