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워캠추억
• 이름 : 박민희
• 국가(코드) : 일본(CIEEJ1216) / 활동기간 : 2012-08-02 ~ 2012-08-15
• 주제 : CULT/RENO     • 타이틀 : HIigashi shirakawa-mura GIFU
• 개최지역 : 일본 HIGASHI SHIRAKAWA-MURA
참가동기, 특별한 에피소드, 활동이야기,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 참가 후 변화 등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무작정 도전한 워크캠프. 주변 친구들 모두 한번쯤은 갔다 왔다는 말에 특별한 동기 없이 참가하기도 하였던 워크캠프이지만 지금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친구들을 얻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매년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즐거운 매 순간의 기억들. 24시간 웃을 수 있었던 공간. 지금도 눈 앞에 아련하다. 마지막 헤어지는 날 눈물범벅으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전철에 오르는 순간까지 끝까지 우리를 향해 달려와주었던 일본 친구들. 2주간의 짧은 여정은 그렇게 내 마음속에 고이고이 기억될 것이다.
2012년 8월 여름, 한국보다 더 여름이 덥다는 일본을 선택하게 된 것은 단지 일본어에 대한 강한 흥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을 엄청나게 봐온 탓에 중급 정도의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 된 것에 자만하기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은 매우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나고야 대학을 다니던 일본 친구들과의 대화가 너무도 즐거웠고 오하요, 이따다키마스, 오야스미 등의 인사말이 예의범절인 일본의 문화는 나에게 새롭고 설렌 마음을 안겨주었다.
워크캠프가 시작되던 날, 시라카와구치역에서 모두를 만났고 히가시시라카와구치라는 곳으로 이동하여 신사에서 머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TV, 에어컨도 없이 단지 선풍기 5대 정도 밖에 없던 신사 안. 하지만 TV와 에어컨이 없기에 더욱 재미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무더위 속에서 팀 별로 조를 나누어 매일 저녁을 만들어야 했었는데 불 앞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땀 범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우리들은 서로를 부채질해주며 힘내, 감바레, 잘하고 있어! 와 같은 칭찬과 격려로 호응을 해주며 들뜬 분위기 속에서 요리를 할 수 있었다. 또한 TV가 없는 생활. 나중에는 TV가 있던가 없던가도 모를 정도로 적당히 대화를 즐기고, 게임도 하고 장난도 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일본 워크캠프는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보다 일본어의 사용빈도가 높은 편이다. 특이하게도, 내가 참가한 워크캠프에서 여자들은 수준급의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러시아, 터키, 한국인이 있었다), 남자들은 주로 서양국가(이탈리아, 그리스, 체코, 프랑스, 벨기에)에서 온 사람들이었는데 간단한 일본어 정도만 가능하였지만, 이 또한 웃음 포인트. 각 국가의 말과 일본어가 합쳐져 요상한 유행어가 맴돌며 ‘젯따이 싫어!” 등과 같은 말을 만들며 우리끼리 장난스런 놀이가 시작되었다.
워크캠프 일정을 주도하던 일본 대학생 친구들은 18, 19살밖에 되지 않은 나보다 한참 어린 학생들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영어실력이 많이 부족했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항상 외국인들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저녁때에는 마지막까지 우리의 편의를 돌봐주던 모습은 꽤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19살은 19살. 힘들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내 품에서 울던 귀여운 아기들. 아등바등하고 연애에 대해 고민하던 예쁜 모습들을 지켜보며 내 20살 때의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었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설렘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청.춘 이라는 단어와 함께.
워크캠프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자면 꽤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난 이번 워크캠프가 처음이었기에 다른 국가들은 어떤 분위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으로 일본이란 국가는 대접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서인지 절대 무리한 일은 시키지 않았다. 중간중간 티타임, 쉬는 시간도 철저히 주어지며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잡초 뽑기, 계곡 쓰레기 줍기와 같은 힘든 일에서부터 카누타기, 봉오도리 배우기, 장구 연습 구경, 그림 그리기, 유치원, 중학교 찾아가 전통놀이 체험하기 등 문화체험도 적절히 스케줄 속에 녹아있어 내가 봉사활동을 하러 온 것인지 조차 잊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봉오도리. 난 생전 처음으로 마츠리 (불꽃 축제, 마을 축제 같은 것)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치도록 춤을 추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중학생 애들과 함께 요상한 구호도 따라 하고 돌라고 하면 돌고 오른쪽, 왼쪽 미친 듯이 달리며 음악이 시작됨과 함께, 비가 뿌리는 것도 잊은 채, 또한 자신도 잊은 채 주변 사람들의 춤을 따라 하며 열정적으로 춤에 임하였었다. 내 나이 25살에 15살 애들과 그렇게 춤을 출 수 있다니.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반드시 일본 여름축제에 참여하여 봉오도리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너무나 즐거운 순간이다.
워크캠프를 하는 동안 불편했던 기억을 하나 말하자면 바로 샤워시설이었다. 내가 참여한 워크캠프는 약 24명 정도 되는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샤워실이 달랑 하나였었다는 것이다. 다들 10분씩 샤워를 한다고 해도 240분, 4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여름에 다들 땀 범벅이 되어 돌아와도 운이 나쁘면 4시간을 기다린 후 샤워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익숙해지니 서로 땀에 찌들어 있어도 냄새가 나도 그냥 웃어넘기게 되었다. 파란 눈, 노란 머리 검은 머리를 가졌더라도 땀 흘리면 냄새 나긴 똑같고 씻지 못하고 있으면 거지꼴이 되는 것 또한 똑같았다. 정말 사람은 어느 국가건 다 똑같다. 더 말하자면 노는 것도 똑같다. 서로 다리 걸어 넘어뜨리고 간지럼 피우고 놀래 키고 벨기에건 한국이건 그리스건 다 똑같이 노는 것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내가 한국에서 갖고 간 공기놀이를 가르쳐 주었을 때에도 그걸 이겨보겠다며 나 몰래 연습하는 모습이란.
너무나 여러 기억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어떻게 설명을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너무 말하고 싶은 건, 난 모두들이 너무 좋았고 너무 행복했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라는 것이다.

프로그램 세부정보

총 참가국 수는? 9
총 참가자 수는? 15명 이상
항공료 : 450,000 원
교통비(항공료 제외) : 300,000 원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150,000 원
미팅포인트 :
미팅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지나치게 긴 이동시간, 혼자 여행하는데 대한 심리적 불안
숙박형태 : 기타 (신사)
화장실 : 건물 내
인터넷 사용 환경 : 불가능
공식 언어 : 영어 / 공식 언어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었는가? : 아니다 (실제 사용된 언어는? : 일본어와 영어)
취사여부 : 일부 취사
참가자들 사이의 교류 정도 : 매우 활발
지역 주민과의 교류 정도 : 활발
봉사활동의 강도 : 보통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3~4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설명된 정보와 실제 캠프와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대부분 일치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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