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보낸 특별한 가을.
• 이름 : 문성실
• 국가(코드) : 이탈리아(Leg40) / 활동기간 : 2012-09-09 ~ 2012-09-22
• 주제 : ENVI     • 타이틀 : Sorico
• 개최지역 : 이탈리아 밀라노 Sorico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된 배경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된 이유는 참 단순했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무작정 1년 휴학을 한 상태였고 알바를 하고 있었다. 1년 휴학을 했으나 계획이 없었고 알바만 하는 일상이 무료하고 뭔가 활력소가 필요했다. 어느 날 자주 가는 다음카페에 들어갔는데 워크캠프에 대한 글이 올라와 있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봉사활동이라? 상당히 매력적인 캠프인 것 같았다. 후기를 찾아보면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결국 난 워크캠프와 유럽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워크캠프 지원서가 미흡해서 4번이나 떨어지고 5번에 드디어 붙었다. 합격했을 당시 너무너무 행복했고 들떠있었다. 멤버는 누가 될지, 같이 가게 되는 한국인은 있을지, 무슨 활동을 할지 생각만 해도 좋았다.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는 순간 드디어 유럽에 가는 구나. 워크캠프를 하게 되는구나. 실감이 났다.

봉사활동, 생활, 함께한 사람들

워크캠프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하루하루 갈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깜짝 놀랄만한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 내가 가기로한 워크캠프 지역이 지진이 났다는 것이다. 평소 뉴스를 잘 보지 않아서 알지 못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이탈리아 북쪽에 지진이 났고 그쪽과 전화를 해본결과 다른 캠프로 변경할수 있다기에 근처 2개 캠프 중에서 한 캠프를 골랐다. 워크캠프 카페를 통해 같이 참가할 한국인 친구도 찾았건만 그 캠프는 한국인이 많아 참여가 불가능해 결국 다른 캠프로 변경했다. 우리 캠프에는 한국인이 없었다.
난 미리 9월 3일에 밀라노로 입국해서 베네치아 여행 4박을 하고 다시 밀라노로 왔다. 원래 같은 캠프였던 친구와 밀라노에서 같은 숙소 쓰면서 얘기도 하고 시내구경도 했다. 다음날 밀라노 중앙역에서 각자 캠프로 가기 위해 헤어졌다.
콜리코로 가는 기차에 탑승한 후 기차 밖 풍경을 보며 워크캠프에 대한 기대로 두근두근했다. 그러나 갑자기 승무원이 나에게 오더니 표를 보여 달라고 했다. 보여주니 뭐라뭐라 했는데 알아듣지 못하니깐 앞에 승객 표를 보여주면서 펀칭을 안했다며 벌금 28유로를 내라고 했다. 워크캠프 시작도 안했는데 액땜인가.......
콜리코 역에 도착하고 역에서 기다리는데 사전교육 때 들었던 말처럼 배낭 엄청 큰 걸 매고 있는 금발 여자애와 수염이 수북한 남자애가 있었다. 둘이 얘기하더니 나에게로 왔다. 우리는 같은 봉사활동 멤버였다! 영어를 못하는지라 간단히 대답만 하고 있었다. 나에게 대화는 불가능 했다. 곧이어 조장과 우리 캠프 담당 팀장님이 오고 차에 짐을 싣고 캠프로 갔다. 역에서 캠프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집에 도착하니 멤버들이 와있었다. 짐을 풀고 인사를 나눴다. 반갑게도 유일하게 아시아인인 중국인이 있었다. 우리 멤버는 총 12명이다. 세르비야 여자 2명, 스페인 남자 1명, 스코틀랜드 1명, 조장 이탈리아 여자 1명, 체코 여자 1명, 슬로바키아 여자 1명, 중국 여자 1명, 터키 여자 2명, 멕시코 남자 1명, 그리고 한국인 여자 1명이다. 세르비야 여자 2명은 이시도라와 올리베라 둘 다 모델 뺨치는 기럭지와 외모를 가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콜라가 없으면 분노한다는 스텔라,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다. 런던올림픽 때 신아람 선수 1초 사건도 알고 있었고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체코에서 온 훈녀 마리, 수줍음이 많아 보였는데 워크캠프 3번째라고 한다. 슬로바키아에서 온 직딩 에바, 역시 워크캠프 세번째라고 한다. 28살 언니! 였다. 나와 유일한 아시아인 자이장! 제일 친했고 착한 친구다. 영어 잘해서 부러웠고 한류에 대해서 얘기할 때 말이 안통해서 너무 웃겼다. 일본에서 유학중이라고 했다. 우리 팀의 마스코트 터키에서 온 아세나와 조셉!! 둘이 없었다면 우리 팀은 잔잔하지 않았을까. 조셉은 자전거를 못 타서 소똥에 빠지기도 하고 정말 웃긴 친구다. 둘 다 활발하고 재밌는 친구들이다. 청일점 남자 두 명은 멕시코에서 온 프란시스코! 기타도 잘치고 노래도 잘한다. 나처럼 교정을 하고 있었다. 가져온 데낄라는 정말 쓰고 머리가 띵했다. 잘생기고 허술한 면이 있는 스페인에서 온 페르난도, 뭐든지 열심히 하고 정말 착한 친구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조장 라오라! 첫인상은 나이 들어 보였는데 19살이었다. 한참 동생이다. 워크캠프 3번째이고 리더는 처음이라고 했다. 우리를 아주 잘 이끌어줬고 최고의 리더였다.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막시모! 장보러 갈 때 차도 태워주고 이벤트로 보트도 태워주고 파티 땐 음식솜씨도 발휘해준 우리의 막시모 정말 너무너무 좋으신 분이다. 경찰 겸 환경보호단체에서 일하신다고 한다. 우리에겐 슈퍼맨 같은 존재였다.
첫날 다모인 후에 근처 호수로 놀러 갔으나 비가 와서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이탈리아에 사는 19살 우리 조장 라오라가 해줬다. 처음 먹어보는 외국현지 식사는 토마토 파스타!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우린 카드게임을 했다. 멕시코 오빠가 가져온 데낄라 뚜껑한잔을 벌칙으로 말이다.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건 둘째 날부터였다. 우리의 첫 임무는 바로 집 앞 나무로 된 벤치와 안내표지판을 사포로 매끈하게 만들어서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었다. 여럿이 하니깐 금방 끝났고 별로 어렵지 않았다. 셋째 날은 내가 당번이어서 올리베라랑 점심, 저녁도 만들고 숙소를 청소했다. 넷째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숙소 청소를 했다. 다섯째 날은 우리를 담당하는 환경단체 소속 분들과 함께 큰 망원경으로 새들을 관찰했다. 오후에는 새들을 관찰하는 나무로 된 관찰대를 역시나 사포로 문지르는 작업을 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여섯째날도 역시나 사포로 문지르기와 페인트칠을 하였다. 일곱째 날은 드디어 휴식시간! 토요일이다! 다들 자전거를 타고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다. 도로를 달리고 달려 제라라리오라는 요트가 많은 해변 가에 도착해서 일광욕 좀 하다가 다시 숙소로 왔다. 여덟째 날은 역시나 휴식시간인 일요일이라 버스를 타고 한참 가서 코모에 도착했다. 남산케이블카도 안타본 나는 이탈리아에서 케이블카를 탄다. 너무너무 좋았다! 이런 휴식도 잠시 아홉째 날 또 역시나 반복해서 관찰대로 가서 부직포로 문지르고 페인트칠을 했다. 언제 끝나나 싶다. 오후에는 라오라가 입이 닳도록 말하던 서프라이즈의 의문이 풀리게 된다. 바로 막시모가 준비한 보트타고 관광하기! 풍경이 우리나라랑 비슷하면서도 이국적인 색다른 모습이었다. 열 번째 날 역시나 관찰대로 가서 사포 문지르기와 페인트칠을 했다. 오후에는 조를 나눠서 각기 다른 장소로 가서 일했다. 열한 번째 날 오늘은 굉장히 슬픈 날이었다. 세르비야 멤버 2명이 예정보다 일찍 캠프를 떠났다. 멤버 둘을 보내고 우리는 이번엔 다른 임무를 맡았다. 바로 나무 베기! 역시나 난 코리안 파워로 나무를 남자들 못지않게 막 베어냈다. 오후에도 나무를 베었다. 열두 번째 날 오전, 오후까지 해서 드디어 나무 베기 임무를 완료했다. 열세 번째 날 오전에는 일이 없었고 오후에 각기 다른 조로 나뉘어서 우리는 놀이터에서 안내문과 벤치를 페인트칠했다. 모든 일을 다 마친 후 우리 담당 단체 사무실로 가서 2층 회의실에서 수여식도 하고 단체 기념사진도 찍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 다들 떠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짐정리하고 하나둘씩 집으로 갔다. 정말 너무너무 아쉬웠다.
중요한 포인트인 숙소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우리는 시골집이었는데 바로 앞에는 말이 두 마리가 있었다. 말을 이렇게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2층 침대에서 각자 침낭을 가지고 잤고 화장실은 1개고 기다려야 해서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온수도 나오고 괜찮았다. 부엌은 수동으로 불을 붙여서 써야 해서 조금 불편했고 물은 그냥 수돗물을 마셨다. 음식은 이틀에 한번 마트에 가서 장을 봤고 식사는 아침에는 식빵과 비스킷 우유 커피정도로 때웠고 점심과 저녁은 멤버들이 직접 만들어서 주로 파스타를 먹었다.

특별한 에피소드, 참가 후 변화, 하고 싶은 말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이탈리아는 우리나라랑 콘센트가 다른 게 신기했다. 멘붕이 된 나는 얼른 장보기에 따라가서 220V 호환되는 콘센트를 샀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나를 기분 좋게 했던 건 매일매일 색다른 음식을 먹는다는 거였다. 한국에서 쌀밥만 먹다가 파스타, 감자범벅, 스파게티, 치킨 등을 먹게 되니 정말 너무 행복했다. 매일매일 사진 찍어서 멤버들이 나보고 신기해했다. 각 나라마다 만드는 스타일도 달라서 먹는 재미가 쏠쏠했고, 느끼한 거 싫어하는데 우리 멤버들이 만들어서인지 정말 매번 최고였다. 우리 조장이 쌀로 만들어준 요리도 맛있었다. 쌀로 이렇게 요리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사진을 더 올리지 못하는 게 아쉽다.
정말 소중하고 특별했던 추억은 바로 터키에서 온 아세나의 생일파티와 예전 워크캠프 조장이었던 이탈리아 친구들과의 파티였다. 아세나의 생일날 티라미스 케잌도 만들던 기억도 생생하고 막시모의 음식솜씨 발휘로 비록 짰지만 맛있었던 저녁도 기억난다. 밤늦게까지 카드게임도 하고 정말 즐거웠다. 이탈리아 친구 중에 워크캠프 조장이었는데 한국인 친구가 해준 불고기가 너무 맛있었다는 얘기를 하길래 반크에서 받은 불고기 카드도 보여줬다. 우리 멤버들한테 불고기 요리를 못해준 게 정말 한이 된다. 너무 아쉽다. 요리 실력을 키우고 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더불어 영어를 못해서 멤버들과 깊이 친해지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영어를 수월하게 잘했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줬을 텐데 정말 후회된다. 하지만 영어를 못해도 게임도 하고, 같이 생활 하면서 많이 친해지고 아직까지도 페북으로 연락하고 지낸다. 적극적이고 같이 참여할 자세만 가지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워크캠프에 지원하라고 말하고 싶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에 대해 알릴 자료나 기념품, 더불어 영어도 준비해가면 정말 좋을 거 같다. 나는 사전교육에서 들은 반크라는 사이트에서 홍보자료를 가져가서 멤버들에게 나누어줬다. 반응이 엄청 좋았다. 반크 자료 외에도 복주머니라던지 부채라던지 한국을 인상 깊게 새길만한 작은 기념품이나 센스 있는 한국 설명 영어도 준비해가면 정말 좋을 거 같다.
워크캠프에 대해 정리를 해보자면 정말 꿈만 같은 2주였고 행복했다. 봉사활동이 좀 힘들긴 했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뿐 정신적으로는 즐거웠고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서로 쓰는 언어와 문화만 다를 뿐 우린 모두 친구였다. 나이는 달라도 서로 서로 힘이 되주면서 2주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멤버들과 페북으로 연락하고 있지만 확률은 적더라도 언젠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해본다.
나는 워크캠프에 대해 묻는 친구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돈과 시간이 허락된다면 반드시 꼭 가라고 추천할 것이다.

프로그램 세부정보

총 참가국 수는? 10개국 이상
총 참가자 수는? 12
항공료 : 1,500,000 원
교통비(항공료 제외) : 36,300 원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32,200 원
미팅포인트 :
미팅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큰 불편 없었음
숙박형태 : 자원봉사자전용숙소
화장실 : 건물 내
인터넷 사용 환경 : 불가능
공식 언어 : 영어 / 공식 언어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었는가? : 그렇다
취사여부 : 직접 취사
참가자들 사이의 교류 정도 : 활발
지역 주민과의 교류 정도 : 보통
봉사활동의 강도 : 힘듦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5~6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설명된 정보와 실제 캠프와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대부분 일치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워크캠프는 시간과 돈이 허락된다면 정말 추천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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