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1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유럽1
학교 프로그램 중 우연히 국제워크캠프라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학년인 저는 단순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보다는 남들이 흔히 해보지 못한 경험일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더 매력적으로 와닿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워크캠프에 최종 선발이 된 후 1차 오티는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종강 후 얼마 뒤 대면으로 2차 오티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근교에 배치되었으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유럽에 혼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국제워크캠프 후기를 찾아보며 궁금한 점을 정리해 대면 오티가 끝난 후 모두 질문했습니다. 워크캠프 내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었으나 미팅 장소까지 가는 길에 예기치 않을 일이 생길 수도 있단 걱정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통편과 미팅 장소까지 가는 길을 구글맵을 통해 꼼꼼히 봐두는 등 예기치 않을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돌로미티에서 2주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유럽인이었지만 모두가 봉사를 목적을 가지고, 전세계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임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여서 그런지 인종차별을 하는 참가자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먼 곳에서 왔다고 잘 챙겨줘 마지막 날에는 조만간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처음 3일정도는 워밍업으로 돌로미티 전문가를 초청해 전반적인 지식을 배웠고, 환경과 관련된 여러가지 주제로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돌로미티에 대한 지식을 어느정도 채웠을 땐 돌로미티에 속한 강가 및 캠핑장 등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에서 3일정도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가 끝난 후에는 자료를 정리해 방문객들이 인식하는 돌로미티와 그에 대한 개선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또 제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환경 관련 봉사답게 식재료가 비건뿐이었습니다. 하루씩 식사당번을 맡아 서로 해주고 싶은 요리를 해줬고, 요리에 자신이 없는 참가자는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매일 비건 요리만 먹다가 휴일에 시내로 나가 피자를 먹는데 모두가 감격한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프로그램 참가 전에는 언어가 잘 통할지, 인종차별주의자가 있진 않을지 등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지만 참여 후에는 그런 걱정을 왜 했는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른 후기를 보면 동양인이 몇 명 있는 걸 보았는데, 제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오직 저만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참여자가 유럽인이라 서로 말도 잘 통하고 서로의 문화도 잘 이해하고 있어 소외되는 건 아닐까 많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참여자들 모두 동서양의 문화와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줬습니다. 오히려 잘 몰랐던 문화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로워하기도 했습니다. 2주간의 봉사활동과 문화 교류를 겪고나니 서로의 문화에 가지고 있던 오해를 풀기도 했고 고정관념을 완전히 떨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서양사람들은 동양인에 비해 게으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부지런한 사람도 있었고 게을러 보이는 이유가 기후(날씨)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앞으로의 저는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서양인이어도 기죽지 않고 당당히 지낼 수 있을 것이며,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어도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참여자 모두 2주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서로의 문화에 긍정적인 인식을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어 훗날 우리가 동서양의 문화를 인식할 때 "동서양의 문화 차이"가 아닌 말 그대로의 한 나라의 "문화"로 인식하는 시대가 오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