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1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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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앳된 대학생 때부터 참여했던 워크캠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워크캠프를 계속해서 참여하는 이유는 여행하고 싶은 나라의 문화와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 그 나라를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크캠프 안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과 서로의 다름과 같음을 나누고 함께 일하는 경험은 나로 하여금 세계시민임을 일깨워준다. 터키, 한국, 아이슬란드, 덴마크에 이어 이번에는 핀란드를 택했다. 교육에 종사하고 있어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들의 문화 속에 녹아든 어떤 정서가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책이 아니라 진짜 핀란드 사람, 마을, 전통, 학교를 만나러 갔다. 워크캠프를 신청하면서 이런 것을 최대한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워크캠프가 끝나면 현지 학교도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호스트의 부인이 교사여서 나에게 딱 맞는 캠프였다.
워크캠프 장소는 핀란드 옛 수도 투르크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호스트가 살고 있는 나무집, 그들이 고치고 있는 전통 나무집과 Itatalo(전통나무숙소)라는 곳에서 핀란드 전통 가옥을 고치고 다듬는 일을 했다. 호스트가 새롭게 고치고 있는 집은 1907년에 지어져 사람들이 살다가 무려 50년 동안 빈집으로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유리창이 깨지긴 했지만 나무의 상태가 좋고, 지붕 아래의 공간에는 191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신문과 잡지가 가득해서 보물창고나 다름없었다. 옛 핀란드인들이 어떻게 집을 짓고, 어떻게 살았는지 호스트의 설명을 들으니 꽤 흥미로웠다. 그는 전통 집짓기 방식을 연구했고,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숲에서 자란 핀란드인들이 얼마나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직접 요리하는 캠프였기 때문에 부엌일도 하고 Itatalo에 방문객이 왔을 때 숙소 정리와 식사준비를 도왔다. 일을 마치고 함께 즐기는 사우나는 정말 최고 중에 최고였는데, 캠프에 있는 동안 매일 다양한 곳에서 핀란드식 사우나를 즐길 수 있었다. 뜨거운 사우나와 번갈아 가며 뛰어드는 바다수영은 절대 잊지 못 할 추억이 되었다.
캠프 일정이 끝나고 친구들은 돌아가고 나는 3일 정도 더 머물며 호스트 부인 Sirkka의 학교에 방문했다. Sirkka는 개학을 앞두고 이틀 동안 새학년 준비로 출근했는데 함께 가서 학교도 소개 받고, 그 곳 선생님들과 교육 현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멤버 중 체코에서 온 Micheal도 교사여서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는데 앞으로 함께 할 프로젝트가 매우 기대된다. 워크캠프 자체도 연수로써 가치가 있지만 이번 워크캠프는 다른 나라 교사들과 교육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캠프에 가기 전 읽었던 북유럽 관련 책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안 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마주했던 핀란드인들은 항상 친절하고 다정했다. 역시 직접 가서 부딪혀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워크캠프에 여러 번 참여하며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덕분에 세계 곳곳에 친구들이 생겼고, 친구들의 나라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으며, 한국이라는 나라를 소개할 수 있었다. 워크캠프 덕분에 세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편견이나 선입견도 없앨 수 있었다. 요즘 한국인들 모두가 해외로 여행을 많이 간다. 진정한 여행을 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워크캠프에 참여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나라와 분야를 고려해서 캠프를 선택한다면 스스로에게 보다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실력보다는 열린 마음과 존중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영어를 좀 더 연습해서 더 깊고 정확한 대화를 나누길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워크캠프에 가면 각자의 나라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인 미니빔이 있다면 꼭 챙겨가길! 소개 영상을 만들거나 유투브의 좋은 영상을 찾아 빔으로 직접 보여줄 수 있다. 나도 소개 시간에 외국 친구들이 항상 궁금해 하는 북한과 남한에 대한 유투브 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