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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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로 워캠을 갔다 온 후로 버킷리스트에 '워캠 10번다녀오기'라 적어뒀었다. 두번째로 인도 워캠을 다녀오고, 세번째가 될 나라를 물색하던 중에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기에 여기서 가까운 '멕시코'가 딱 눈에 들어왔다. 사실 추위에 너무 약해서 본능적으로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나라가 끌렸다. 아쿠아리움에서만 보던 바다거북이를 야생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싶어서 망설이지 않고 GO! 각기 흥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지구촌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고 같이 신나게 쿨한 일을 해내고 싶은 기대감이 엄청났다.
그동안 Guayabitos에서 진행한 워크캠프 중에 역대 최대그룹이라 불리었던 24명의 참가자들이 모였었다. 어느하나 모난 사람없이 다들 캠프에 열정적이었고 그만큼 잘 놀고 유쾌했다. 30년 동안 거북이를 연구해온 Vicente아저씨가 바다거북이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주었고, 거북이 알이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거북이 산란기는 보통 9월에서 12월 사이라 우리가 갔던 1월은 야간에 순찰했을 당시 거북이와 관련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아쉬웠다. 매일 같이 해변가에서 친구들과 맨발로 산책하고 수영하고, 석양을 보는 게 정말 꿈만 같았다. 이 동네는 북미에서 휴가온 노부부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이 우리가 빈티지캠핑카를 타고 아기 바다 거북이를 방생하러 다니고, 알들을 임시 부화장소로 옮기는 일을 하는 걸 굉장히 부러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전에 다녀온 터키워캠과 인도워캠에 비하면 이 곳은 일하러 왔다기보다 바다에 놀러온 느낌이었다. 평일에도 스케쥴은 널널했고 중간 중간에 근처 해변을 놀러다닐 수 있었다. 여기서 지낸 2주동안 정말 많이 웃었고 근심걱정 없던 어린아이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만난 친구들은 대학생들도 있었지만 신기하게 직장인들이 많아서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겪는 인생 고민들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다른 나라에 살지만 걱정거리는 다 거기서거기였다. 거북이와 더불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앞으로 자연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스페인어를 할 줄 알았다면 지역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며 그 문화에 깊숙히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겨 다음 기회를 위해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Hasta lu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