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1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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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독일 워크캠프 참가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핀란드로 워크캠프 지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사회시스템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독일워크캠프(한여름) 당시 몸만 달랑 갔다가 추위와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향수병에 걸렸던 기억이 있어 이번 워크캠프는 좀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라면(ㅅ라면 봉다리 5개), 한국캔디(마O쮸, 청ㅍ도, 말랑카O 등), 기념품(책갈피), 특히 핀란드 날씨는 한여름에도 정말 변덕스러워서 만약 가시게 된다면 반드시 가을옷 및 우비 챙겨가셔야 합니다. 기온이 똑 하고 떨어질 때가 있어, 저와 다른 참가자들 몇몇은 몸살에 걸렸습니다. 그러니 간단한 감기 몸살 약은 꼭 챙겨가시길...
제가 있던 곳은 Piispala(http://www.piispala.fi/en), 핀란드에서 가장 큰 자연체험학습 및 교육공간이었습니다. 볼링장, 축구장, 수영장, 하키장, 클라이밍 체험장, 음악체험실, 체육관, 소모품 등 정말 최고의 시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건 카페테리아가 있어 참가자들이 음식을 스스로 만들필요 없었다는 점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핀란드에는 호수가 많은데 이 시설 역시 호수 가까운 곳에 모래사장이 있어서 무슨 바다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호수 가까운 곳에는 사우나가 있어 업무 뒤에 사우나 뜨거운 열기를 버티다가 가까운 호수가로 뛰어들면 정말 이곳이 천국이구나 하고 느끼실 겁니다. 단, 교육기관이다보니 일정 시설에서만 와이파이가 가능합니다. 참가자들이 점말 힘들어 하던 부분입니다.
업무부분에 대해선, 만약에 육체노동이 익숙지 않거나 요령이 없으시면 약간 힘드실수 있습니다. 첫째주에 호수가에 있는 조그만한 사이즈의 나무숲을 다 드러냈습니다. 물론 큰 나무는 전기톱으로 잘라냈지만 중간 사이즈나 작은 사이즈 나무는 작은 사이즈의 톱으로 잘라내는데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내 인생이 이런일이..' 속으로 되네이면서요. 그 다음에는 정원 가지치기, 잡초뽑기, 오두막집 앞 청소하기, 보트안에 모래 닦아내기 등을 하였는데, 저는 단순반복 업무를 좋아해서 그럭저럭 할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에 대해선, 정말 훌륭합니다. 독일, 러시아, 멕시코, 스페인(2), 체코(2), 프랑스, 저까지 이렇게 7개국 9명이 모였는데, 다들 친절하고 오픈 마이드를 지닌 친구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단, 약간은 한국식 영어발음이어서 아마 참가한 친구들이 제 말을 알아듣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듯 합니다. 참가자들도 영어를 그렇게 미친듯이 잘하진 못하니 너무 기가 죽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2개국어, 3개국어를 기본으로 하니 약간 기가 죽긴 죽더라고요. 그럴 때는 다른친구들에게 먼저 가르켜 달라면서 앵기시면 됩니다. 외국인들은 남을 자기 맘대로 돕는 것은 예절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니, 내가 배려했는데 너는 왜 날 배려안해 이런식의 사고는 외국인들과 생활에 장벽이 될수 있습니다. 다리를 드러내는 것을 야하다고 생각하니 조심하셔야할듯...
하지만, 캠프리더는 폭군이었습니다. 업무를 진행시킬 때 명령조로 참가자들에 지시하여 첫째주에 참가자들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또, 업무후에도 무리하게 운동 관련 스케줄을 잡아서 참가자들을 지치게 하였습니다. 혹시 일과후 활동 빠져도 되냐고 물어봐도, 거의 반강제로 참가시키다시피 해서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밤에 파티를 좋아하는 유형의 캠프리더였습니다. 자신이 끝낼때까지 파티가 끝난것이 아니다라는 타입이어서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캠프리더가 참가자 중 한 명과 사귀기 시작한 후, 일과후에 자유시간을 가지게 되어 얼마나 행복하던지..
참가 후에 변화된 점은 미각, 삶에 대한 호기심, 홍익인간 마인드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핀란드 사람들의 특징은 친절, 합리, 여유, 아름다움 이 4단어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곳에선 시설 담당자들은 누군가 무슨 말을 하면 귀기울일 줄 알고, 기다리리 줄 알고, 남은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캠프리더가 어려운 일을 시켜도 내가 먼저 나서서 하고 항상 그들(시설 관계자들)의 이름, 예절(courtesy), 매너(manners), 규칙(rules)을 물어가면서 일을 진행하면 그들도 항상 한국 참가자들을 배려합니다. 그리고 항상 공손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Would you~?, Could you~?, Can(May) I~?, Please,~. 이 5가지는 정말 매직 워드입니다. 예를 들어, 여자 참가자 6명, 남자 참가자 3명 이렇게 방을 따로 썼는데, 욕실 사용 순서를 상의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내가 먼저해도 되겠냐?" "화장실 비었는데 나 사용해도 되지?" 이런 과정들을 거쳐서 서로 잘 조율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사람사는 곳은 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고 뒷담화가 없을순 없죠? 가끔 "누가 아침에 샤워를 너무 오래해서 짜증난다", "썸타는 것 같아" 이런 이야기도 오고가니 흥미진진한 캠프생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