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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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두 개의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난 뒤,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너무 재밌었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프랑스어 전공자로써 언어 공부를 하려고 갔던건데 생각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쓰게 되어서 초반에는 내 성격만큼 활발하게 캠프생활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국인이 단 한명도 없어서 하고 싶은말이 있어도 다 하지는 못하고 속으로 삼켜야 할 때도 있어서 너무 속상했고 그런 점에서 한국 캠프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먼저 첫번째로는 아무래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정도 사라졌기 때문에 이번 캠프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고, 두번째로는 한국에서 지내기 때문에 내가 캠퍼들을 도와줄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또 우리나라의 문화를 외국인 친구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캠프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했던 것 같다. 단순히 참가자의 입장에서 해외캠프에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캠프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부산 동구의 초량 이바구길에서 캠프생활을 했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피난민의 생활터였다고 들었는데 산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과 멀리 보이는 부산항의 야경이 너무나도 예쁜 곳이었다.
캠프 시작 전 리더들에게 들은바로, 우리 캠프의 주 목표는 "마을 활성화"였다. 우리가 2주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추상적인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됬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게 캠프를 마친 것 같아 기쁘다.
처음 이틀 동안은 텃밭을 가꾸고 밭으로 가는 길과 계단을 만들었다. 우거진 풀숲에서 여러명이 열심히 풀을 베고 청소했더니 정말 금-방 길과 계단이 만들어져서 너무 신기했다. 단 한명도 빠지지 않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일하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 가구를 날라 옮기는 일도 하고 이바구 주민분들과 함께 청소도 하고, 화단을 만들기 위해 속이 빈 벽돌에 그림을 그리고 캠프 입구 벽에 각자 솜씨를 발휘해서 벽화도 그렸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댁 벽지 도배와 쉐어하우스 페인팅까지! 다행히 일하는 시간 동안은 비가 오지 않아서 할일을 다 한것같아 너무 뿌듯했다. 캠프가 끝날 쯤에는 캠프 홍보를 위해 친구들과 어색한 연기를 펼치며 홍보영상도 찍었는데 급하게 마무리가 되서 조금 아쉬웠다.
해외캠프에 비해서는 여가시간보다 일 하는 시간이 훨씬 긴 편이었지만 시간을 내서 다 같이 부산 관광지도 함께 놀러다니고 특히 주말에는 해수욕장에서 수영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정말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든 것 같다. 마지막 날이 다가올때쯤에는 밤 늦게까지 라면도 끓여먹고 수다도 떨고 사진도 찍고 정말 알차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원래 보통 캠프에서는 번갈아가면서 직접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이 곳에서는 이바구 어머니들이 끼니마다 너무 맛있게 밥을 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좀더 편하게 일에 집중할수 있었던 것 같다. 이에 보답할 겸 굿바이 파티를 위해 마지막 날에 international dinner를 열었다. 여러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캠프의 끝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캠프에서 지내는 동안 우리 캠퍼들 뿐만 아니라 일을 도와주러 온 대학생들도 많았는데 전부 너무 착하고 친절해서 모두 다 한 가족처럼 지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 숙소에 갔을 때 언덕길이 꽤 가파르고 높은 곳에 숙소가 위치해 있어서 놀러오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게스트하우스가 여행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 곳은 우선적으로 주민분들이 편하게 들러서 쉬고, 함께 즐기는 곳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인상깊었다. 우리가 캠프를 오기 전 부터 이미 주민분들이 함께 일을 하고 계셨고, 우리가 떠난 이후에도, 지금도, 이바구 캠프는 계속 되고 있다.
기대했던것 만큼,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최고였던 캠프가 아니었나 싶다. 시작 전 약속한 것 처럼 최대한 영어만 쓰려고 노력은 했지만 가끔 답답할 때 막 튀어나오는 한국어에 외국인 친구들이 기분 나쁘지 않았을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말을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편했기 때문에 더 즐겁게 캠프생활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해외캠프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됬던 것 같다. 정말 많이 적극적으로 변한 걸 나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 또 캠프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언어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나 엉터리 영어로 대화를 했지만 마음을 열고! 미소를 짓고! 먼저 다가간다면 친구들과 깊게 교류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2주가 정말 이틀처럼 너무너무 짧게 느껴져서 정말 아쉽지만 꼭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활동 후기를 담은 온라인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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