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워크캠프 스토리

유럽2

"아이슬란드 워크캠프 성장기"

이름 : 지호연
활동기간 : 2015-06-23 ~ 2015-07-03
국가(코드) : 아이슬란드 (WF305)
개최지역 : Reykjavik
주제 : 보수/예술
타이틀 : Sustainable living in Reykjavik and the WF farm
큰 이미지
썸네일 1썸네일 2썸네일 3썸네일 4썸네일 5
참가동기, 참가 전 준비,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워크캠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아마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아이슬란드에 대하여 정보를 모으는 일이었던 것 같다. 여러 개의 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중에 하나 이상은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캠프로 가리라 마음먹었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 언젠가 지구본에서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발견했다. 당시 미취학 아동이었던 나는, 나라 이름에 '아이스'가 들어가다니 막연히 온 땅이 얼음으로 뒤덮힌 남극이나 북극같은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리곤 언젠가 꼭 저 나라에 가겠다 마음먹었다. 나이를 먹으며 아이슬란드는 생각만큼 얼음으로 뒤덮이지 않았으며, 평범한 사람을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내게 아이슬란드는 언젠가 이룰 '꿈'으로 남아있었다.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슬란드에 워크캠프가 열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게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그 자체로 특별했다.

현지 활동이야기, 특별한 에피소드, 함께한 사람들(참가자, 지역주민)

우리가 아이슬란드에서 했던 일은 아이슬란드 버전의 'Walipini'를 만드는 것이었다. Walipini는 일종의 그린하우스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불투명한 비닐로 된 반원 형태의 구조물이 아니라, 사각형의 구덩이를 파서 투명한 뚜껑을 덮고 그 안에서 작물을 키우는 형태이다. 기후 변화가 심하거나 열악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작물을 키우기 위한 고안책인데, 한 담당자가 볼리비아 다큐멘터리에서 보고 영감을 얻었다나 그렇다. 하루 작업 시간은 긴 편이 아니었으나 땅을 사각형 형태로 파내어 벽돌 형태로 다듬고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또한 감자를 심을 밭에 잡초를 뽑고 땅을 고르는 일도 했는데, 가끔 땅속에서 커다란 돌을 뽑아내느라 참가자 모두가 매달리기도 했다.

나를 비롯한 9명의 워크캠퍼들이 지냈던 숙소는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20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장이었다. 드넓은 들판에 외따로 떨어진 집에─가장 가까운 이웃이 700m는 족히 떨어져있었다─우리끼리 옹기종기 지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은 즐거웠지만 때때로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엔 제법 고독[?]을 즐기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종종 자정 즈음 앞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아이슬란드의 백야를 만끽하기도 했다. 그리고 리더 중 한명이었던 핀란드 친구와 독일 소녀가 내 기분이 우울할 때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다가와 챙겨주곤 했다.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나도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가르침을 주는 이들이었다. 핀란드 친구는 늘 새로운 게임과 놀거리를 들고 왔고, 때때로 곡괭이 질을 하다가 '살면서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느냐'고 뜬금포 질문을 던지는데 어느새 지난 연애사를 술술 털어놓게 만들었던 언어의 마법사이기도 했다. 독일 소녀는 워크캠프 하루 전 프롬 파티를 마치고 온,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였다. 하지만 前 수영선수이자 한때 목사님을 꿈꾸었던 나보다 더 많은 세상을 아는 친구였다. 옆에만 있어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참 듬직한 소녀였다. 아이슬란드에서 이들을 만나서 참 다행이고, 난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것이 워크캠프의 묘미인 것 같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로 인해 나 또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참가 후 변화, 배우고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개인적인 감정 기복 때문에 때때로 힘들었지만, 정말 좋은 친구들 덕택에 잊지 못할 추억을 한가득 아이슬란드에 남기고 돌아왔다. 저녁 식사를 하겠다고 이탈리아에 있는 엄마와 실시간으로 통화하던 남자아이를 보고 마마보이라며 놀리기도 했고, 다같이 거실에 둘러앉아 영화도 보고, 온천에 가겠다고 무작정 길거리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익스커젼을 통해 둘러본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또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마음을 잘 추스렸어야 했는데, 그들에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될걸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어쩌면 평생에 두번은 볼 수 없을 친구들인데 왜 그 순간에 충실하지 못했을까. 늘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나는 아이슬란드를 떠나며 조금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캠프를 떠나는 날 새벽, 숙소 근처를 찬찬히 걸으며 십년 후에 아이슬란드에 다시 오겠노라 다짐했다. 그때에는 훨씬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 아이슬란드에 다시 한번 찾아가고 싶다.

프로그램 세부정보
- 총 참가자들의 국가 수는? (본인 포함) 6
- 총 참가자 수는? 9
- 항공료 : 280,000 원 / 해외출발
- 교통비(항공료 제외) : 30,000 원
- 참가 중 지출 비용(현지 참가비 제외) : 250,000 원
- 미팅포인트 : 그외 지역 (워크캠프 참가자 호스텔) / 찾아가는 방법 : 공항 Flybus+ 이용(BSI말고 숙소 앞까지 데려다주는 티켓으로 구입하는 것이 편함)
- 숙박형태 : 자원봉사자전용숙소
- 화장실 : 건물 내
- 인터넷 사용 환경 : 건물 내 가능
- 취사여부 : 직접 취사
- 봉사활동 시간(1일 기준) : 5~6
- 공용언어(영어)가 잘 사용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 그렇다
- 사전 제공된 인포싯에 더 포함되었으면 하는 항목이 있다면? (주관식) : 인포싯과 실제에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인 내용보다 개별 캠프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되었으면.
-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워크캠프를 추천할 의향을 점수로 표기한다면 몇 점입니까? (0~10점) : 7
-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전 다음
원본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