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유럽2
군 복학후 약 8개월 가량의 휴학기를 가지게 된 상황.
군대 안에 있던 시간동안 이런저런 각오를 하고 나왔지만, 역시 막막했고,
결국 다른사람들 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을 다니는게 전부였다.
뭔가 이래저래 바쁘긴 한데, 쌓이는것 없이 텅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계속 뭔가 의미있는걸 하고싶다는 갈망이 쌓여갔다.
그때, 작은누나가 20대 초반 경험했던 워크캠프를 제안해왔고, 난 고민없이 바로 결정했다.
국가를 결정하는데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독일쪽으로 많이 신청했고 후기도 많았다.
처음엔 나 역시 프랑스의 아트 프로그램을 알아봤었지만, 조금 애매한 시기여서 그런지
모집중인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
그러던중 유럽 2라는 지역에 눈이갔고 그곳에서 아이슬랜드를 봤다.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영국인가? 했지만, 알아보니.. 아이슬랜드는 그린란드 옆의 섬나라.
알려진 정보도 많이 없었고, 캠프 후기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더 끌렸던것 같다.
소개되어있는 내용으로는 부족해서 현지 단체에 직접 메일을 보내가며 필요한 정보를 모았다.
하지만 여전히 세세한 정보는 부족했고, 가려운곳이 한두곳이 아니였다..
거기에 비용마저.. 반드시 영국,독일이나 북유럽 국가를 경유해 가야하는 특성상
너무 뛰어올랐기에, 포기해야하나 했지만, 이런 워크캠프같이 특별한 동기없이 니가 그렇게 먼 외딴 섬나라까지 갈 핑계가 뭐가있겠냐는 누나의 말에.. 마음을 다잡고,
그냥 부딫혀보기로 했다.
보통 아이슬랜드로 들어가는 비행기는 북유럽권이나 독일, 영국에서 경유해야한다.
때문에 난 영국으로들어가 스코틀랜드까지 약 2주가량 일정을 보낸 후 애든버러에서 아이슬란드로 들어갔다.
레이캬비크 국제공항에 내려 환전하고 공항 밖을 나섰을때... 너무도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저녁10시즈음.. 그제서야 붉게 노을이 지고 끝도없이 보이는 광활한 대지에 다시한번 막막함이 찾아온다..
레이캬비크행 셔틀버스를 타고 미팅포인트에 도착.
미팅 포인트는 그저 아지트 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내가 참여하는 캠프 외의 비슷한 시간대에 시작하는 참가자들이 모두 모였고,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열자마자 많은, 다양한 참가자들이 격하게 환영인사를 해줬다.
미니버스비용과 나머지 참가비를 납부하고, 방을 안내받았고.. 그곳에서 쟝을 만났다.
나이는 무려 17살... 프랑스에서 온 잘생긴.. 아주~ 밝은 청년이였다.
서투른 영어로 대화하다 같은 캠프라는걸 알게 됬고, 쟝을 나를끌고 나가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줬다.
나보다 고작 몇시간 일찍 도착했을텐데 벌써 이렇게나 많은사람과 친해질정도로.. 친화력이 강한 청년이다..
나와 프로그램은 달랐지만 같은 마을에서 활동한 안드레아. 스페인에서온 17살 소녀.
스페인언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중국어까지 수준급인...
능력자다..
대부분이 프랑스, 독일어권 참가자들이 많았다.
재밌는건 의외로 한국인 참가자 또한 많았다는것.. 내 프로그램엔 나 외에 한명, 다른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4명정도, 워크캠프를 마치고 돌아와 떠나는 한국인도 3명..
일주일정도 한국인을 보지 못했고, 워낙 타지에 막막한 상황에서 만나게된 한국인이라,
서로 고팠던건지.. 만나자마자 소심했던 입에서 한국어가 방정맞게 터져나온다.
조금은 불편한 잠자리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드디어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27살의 스페인 참가자 안드레아.. 바르셀로나 치대를 졸업하고 옥스포드에서 경영학사까지.. 빵빵한 학력이지만, 그녀는 취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 사업을 시작했다고한다..
아직 벌이는 크지 않지만 직업에 너무도 만족하고있단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줬었다..
안드레와와 동갑, 이탈리아에서 온 막시무..이름때문에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 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보통 흔히 알던 마초 이탈리아 남자 이미지와는 180도 달랐다.
조심스럽고 어른스러웠고, 우리 모두 말하길.. 'Sweet'했다.
뭐랄까 배우같은 페이스를 가진, 21(?) 오스트리아 대학생 클라라, 정말 똑부러지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사람이다..
러시아에서 온 아담하고 고혹적인 분위기와 시골소녀 느낌을 동시에가진..
19살 소녀 비올레타(따?) 처음봤을땐 차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의외로 너무도 여리고 순박한.. 소녀감성 충만!
프랑스에서 온 20살 청년 이고르.. 정말 특이한 캐릭터이다. 정말... 특이하다..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분명 영어로 말하지만 정말 프랑스어의 억양리 그대로 드러난다!
때문에 캠프기간중에 수많은 어록? 이 생겼다..
우리 프로그램의 최고령.. 벨기에에서 오신 45세 신시아!
나이때문인지 처음엔 조금 어울리기 힘든듯 하였으나, 엄마같은 따듯함과 너무도 소녀같은 캐릭터에 의외로 가장 편했고,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던 했던 분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온 참가자 혜인, 같은 한국인이기에 워크캠프 기간동안 서로 많이 의지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마 혼자였다면... 할 수는 있지만, 적잖이 힘들었을것이다..
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동쪽 끝 마을에서 진행됬고, 때문에 우린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Stöðvarfjörður 라는 동쪽끝 어촌 마을까지 근 10간 가량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중간중간 폭포, 빙하, 주상절리 등등 관광지 포인트에 내려 시간을 보내는 투어형식이였기 때문에 더 오래걸리긴 했다.
도착한 마을은 정말 조그만 마을로 음식점은 조그만 술집겸 편의점 하나가 전부였다.
예전엔 2~300여명이 거주하던 꽤나 큰 어촌마을이였지만, 금융산업의 성장으로 어업이 쇠퇴했고, 거기에 금융위기의 여파까지 더해져, 현재는 5~60여명이 채 안되는 사람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예술가를 필두로 아이슬란드 전역에서 4~5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마을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내가있을때 2개의 워크캠프가 이곳에서 열렸고, 우리 프로그램은 마을의 사진을 찍고,
주제를 정해, 마을 주민과 예술가들을 인터뷰하여 홍보하는 기사를 작성하는것!
다른 프로그램은 페인팅, 공예 등 예술가들의 작업을 도와주는 것이였다.
프로그램 특성상 시간표나 룰같은건 없었다.
그저 2주안에 각자 주제를 정해 기사를 완성하면 되는것이였기 때문에,
언제든 나가 출사하고, 마을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간식을 만들어먹으며 기사를 쓰고.. 굉장히 자유로웠다..
우리가 지냈던 숙소가 마을의 상황을 확연히 보여준다..
예전 아이슬란드의 1,2위를 다투던 은행이 파업하면서 버려진 공간..
마을의 유일한 ATM기기가 설치되있고, 우리는 빈 은행안을 아지트 삼아 지내는것이다.
심지어 방 한쪽엔 강철 금고도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매트리스도 모두 구비되어있고, 2층은 가정집처럼 꾸며져 충분히 아늑했던 아지트!
가장 행복했던건, 9시 넘어 늦으막히 일어나 창문 밖을 보면 시시각각 색을바꾸는
거대한 피요르드가 펼쳐졌던것..
워크캠프 주말엔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대부분의 참가자는 함꼐 여행을 떠난다,
우리역시 리더에게 텐트를빌려 렌트카로 1박2일 캠핑을했다.
당시 화산이 분출해, 가장 유명한 폭포 굴포스는 가지 못했고,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용암이 굳은 지역, 영회 월터미티의 상상은 현실이된다에서 나왔던 장소, 사화산의 분화그들이 몰려있는곳, 그린라군 정도 갔던것 같다.
아이슬란드엔 죽음과 생명의땅.. 그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었다.
화산과 용암이 모든걸 집어삼켜 반지의제왕의 모르도르처럼 가스가 뿜어져나오는 검은땅..
그후, 오랜시간이 흘르면 생명을 잉태하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초록 풀로 뒤덮여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뜯는 땅..
우리나라에선 비싼..블루베리가 지천이다..
아이슬란드를 고민하게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인 오로라(북극광)!
알아본 결과 8월에 오로라를 관측하는건 어렵다는 말에 난 별다른 기대없이 갔었고,
참가자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어느날 하루, 다른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캠프파이어를 하길래,
우리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장난으로 북극광이 나타나면 깨워줘! 라고 말한뒤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10여분후.. 캠프파이어중이던 참가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불렀고..
장난이겠거니 하며 창문을 내다보는데.. 정말 거짓말같이 오로라가 나타났다..
수만개의 별이 박힌 하늘에 오묘한 녹색빛의 커튼이 흩날리는듯한 모양새였다..
보통 빨라야 9월말~10월이라는 오로라현상을 8월중순에 보게될줄이야!
지금생각해도 정말 경이롭고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다..
웃긴건 이날 이후로도.. 2번 더 오로라가 나타났다는것..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건 확신했지만, 비용도 비용이기에 그 만큼의 가치를 할 것인가도
고민이였고, 특히나 아이슬랜드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 막막했었다.
그러던중 할 수 있을때 해보라는 조언에 부딫혀봤고,
결과는 성곡적이였다.
정말 소중한 시간들을 마음에 새겼다.
하지만, 분명 좋을거라고 장담할 순 없다..
현지에서 만났던 여러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얘기해본 결과,
좋았다는 사람도있었고, 너무 힘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도 현지에가면 생각했던것과는 조금 ..많이.. 다르다,
또 어떤 캠프리더를 만나느냐, 어떤 참가자들과 함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느정도 각오가 필요 할 것이다.
결국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고생할 각오는 당연하고, '국제' 봉사활동이기에
세계 여러나라에서 참가자들이 모인다. 문화적으로 사고와 행동습관 사소한것 까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많은 이해가 필요하고 또 반대로 이해를 요구해야한다..
2주, 짧은 시간이지만 좋던 나쁘던 생각보다 많은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내가 해왔던 익숙한것들이 아닌 처음해보는 낯선 경험이 더 많았던것 같다..
비현실적인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