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아메리카
멕시코 거북이 워크캠프는, 일년 전 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다. 멕시코라는 나라, 바다거북이알 보호라는 생소함. 그 모든 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멕시코 워크캠프 참가보고서를 읽어보고, 인포짓을 계속 읽으며 내가 할 내용들을 숙지했다. 이미 여행중이여서 따로 짐을 챙길 것은 없었다. 밤에 해변을 다닐때 필요한 랜턴과 우비, 수영복 정도를 따로 챙겼다. 참가 일주일 전에 멕시코에 도착하여, 워크캠프기구에서 해주는 무료 스페인어 수업을 들으며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적인 스페인어를 준비했다. (지정된 호스텔에서 자비로 숙박-하루1만원, 하루에 1~2시간씩 과외선생님이 호스텔에 방문). 이 워크캠프에서 내가 기대했던 건, 우리가 보호할 생명체에 대한 소중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평일 저녁6시부터 새벽3시까지 우리는 해변을 순찰하며 어미거북이를 찾았다. 운이 안좋으면 한마리도 못찾았지만, 하루에 평균 1,2마리의 어미 거북이를 찾을 수 있었다. 보통 어미가 낳는 알의 수는 70~100개 정도. 30cm가량 깊이의 알을 찾아 조심스레 부화장까지 옮기는 과정을 반복했다. 노동의 강도가 쎘다. 무엇보다 습한 멕시코의 해변날씨와, 푹푹 빠지는 모래를 몇시간 동안 걷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구했다.
참가자는 총 9명. 멕시코 현지인이 리더였고, 봉사자들은 그리스 이탈리아 미국 스웨덴 프랑스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었으며 20~38살, 나이대만큼 직업도 다양했다.
우리는 자유시간과 주말마다 호텔 앞 해변에서 수영과 썬텐, 바다낚시를 했고, 근교에 여행을 다녔다. sunblas라는 근교 해변에 갔는데, 그곳에서 정말 멕시코 현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낮에 신나게 바다에서 놀고, 밤에는 오두막 아래에 봉사자9명, 현지인 10명정도 빙 둘러앉아 스페인어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근처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는 어느 멕시코청년은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리카르도입니다' 라는 한국말을 해서 정말 신기했다. 영어보다 한국말이 쉽다니ㅋㅋㅋ .
우리는 그날 밤, 전갈이 나올 것 같은ㅋㅋ해변의 오두막에서 별 탈 없이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눈앞에서 본 커다란 바다거북, 해변 주변 늪지대에 있는 악어들, 자연 그대로의 것.
45일 후에 부화된 작은 거북이새끼가 거친 파도로 기어가는 감동적인 모습,
해변으로 가는 트럭뒤에 삼삼오오 앉아 숲속을 헤치며 마치 정글안에 들어온 듯한 자연,
멕시코 해변 밤하늘의, 마치 설탕을 문지른 듯한 수많은 별들과 은하계,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갖게 되었다.
내가 만난 멕시코 친구들은 행복을 가까이서 찾는 사람들이었다. 어느 친구는 자신이 잡은 큰 물고기를 다른 친구에게 나눠줄때가 정말 행복하다고 하였고, 또 다른 친구는 매일 매일 변하는 멕시코 해변의 노을을 바라볼 때, 그 순간들이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했다.
'행복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며 말해주는 친구들을 보며,
행복을 찾아 멀리 떠나온 나에게, 그 뻔했던 이야기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아마 그 때의 시간이멈춘 듯 한 편안함은, 가슴 한 켠에 오래도록 잔잔히 남을 것 같다
*멕시코에 비가 자주와서(당시10월) 챙겨간 우비가 많은 도움이 됐다.
밤에 거북이를 찾을 때, 작은 미니 랜턴도 좋지만 머리에 헤드렌턴이 훨씬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