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우리들의 '국제활동 이야기'
아프리카
젊을 때 여행 많이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나는 2014년 1년휴학을 결정했다.
작년에도 갔다온 유럽여행이지만 이번에는 내가 안가본 나라, 그리고 스페인에서 가까운 아프리카 땅 모로코에서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는 베트남에 들러 쌀국수까지! 나의 3개월 계획이었다. 결국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와 둘이 12개국 18개도시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왔다. 모로코 워크캠프에 참가신청을 하기 전 나는 막연하게 아프리카라는 곳에 가고싶었다. 다들 유럽이나 미국은 많이들 간다지만 아프리카 여행이란 조금은 생소했기 때문에 나는 도전하고싶었다. 케냐, 탄자니아, 모로코 등 여러나라의 워크캠프를 비교하고 또 비교한 후에 나는 모로코를 선택했다.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케냐나 탄자니아의 열악한 환경은 내가 견딜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결국 친구와 나는 함께 모로코 워크캠프에 신청했고, 테마는 레노베이션! 아프리카의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싶었다. 내가 지금 있는 한국에서 너무나도 먼 그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유럽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 기대가 됐었다.
사실 내가 참가했던 워크캠프는 내가 애초에 신청했던 캠프가 아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
나는 처음에 rabat에서 열리는 캠프를 신청했고 합격했기 때문에 런던에서 rabat로 넘어가는 비행기편과 캠프참가전 이틀을 머무를 호텔을 예약했었다. 예정대로 나는 그 호텔에서 이틀을 묵었고 미팅포인트는 그 호텔에서 멀지 않았다. 도착해보니 미팅포인트에는 이 워크캠프는 취소되었으며, fez에서 열리는 같은 날짜의 워크캠프에 가야한다고 적혀있었다. 정말 막막했다. 여행은 언제나 뜻대로 계획대로 되니 않으며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쯤은 작년 유럽여행에서 깨달았지만 그런 일 앞에서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앞에서 가만히 서있으니 책임자인것 같은 아저씨가 오셨다. 불어를 쓰시고 영어를 잘 못하셔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fez로 가는 기차를 끊어줄테니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fez에 가라고 했다. 그래서 결국 이탈리아에서 온 커플과 함께 기차를 타고 4시간, fez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기다리니 참가자들이 점점 몰려들었다. 우리는 프랑스남1 스페인남2 스페인녀2 멕시코남1 슬로바키아녀1 모로코남10 한국녀2 이탈리아남1 이탈리아녀1 로 구성되어있었다. 나는 모로코 현지 친구들과 친하게 지낸 편이었고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유러피안/모로코 이런식으로 어울리는 무리가 갈렸다. 갈등도 물론 많았다. 내가 느낀 모로코인들의 특징은 너무 쉽게 화를 낸다는 것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그게 화가 아닐지라도 언성이 너무 쉽게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싸움이 잦았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즐거웠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꼽자면, 마지막날에 모로칸매리지라 하는 모로코 현지 결혼식을 체험해보는 날이 준비되어있는데, 의상도 입고 결혼식처럼 파티를 하는 날이다. 오직 한 커플만 결혼을 하는 것이고 그 커플은 제비뽑기로 뽑는 건데 신부에 내가 뽑히고 말았다. 결국 나는 신부 옷을 입고 모로코 남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날 밤은 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술도 마시며 춤을 추고 놀았다. 당황스러웠지만 어디가서도 해볼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날 떠나는 날에는 모로코 친구들과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내년 여름방학에 꼭 모로코에 다시 오라고 했다. 다시 오면 그땐 같이 사막에 가서 낙타를 타자고, 마라케시를 보여줄테니 꼭 오라고.. 나는 알겠다고 했다. 정말 내년에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착한 친구들이다.
모로코 워크캠프 참가 후 나는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자는 것도, 얼음 띄운 물을 마시는 것도 그곳에선 드문 일이었다. 내겐 너무 당연한 일들이 그곳에선 그렇지 않으니 고생도 많이 하고 왔다. 하지만 정말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고생아닌 고생을 하다 오니 하루하루가 감사하게 여겨졌다. 때문에 나는 모로코를 선정했던 것에 대해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까지 총 3번에 워크캠프에 참가하였는데 유럽 말고 모로코 워크캠프처럼 아프리카 워크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